3월이 오면 겨울 내내 꽁꽁 얼었던 땅이 물컹물컹 녹고, 삐죽삐죽 새싹들이 연초록으로 땅 위로 얼굴을 내민다. 그래, 봄이 왔다. 자~ 이제 시작이다. 새 학기,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시작 앞에 용기 있고, 씩씩하게 발을 내디뎌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나 스스로 자신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가만가만 포근하게 나를 보듬어주는 마음 챙김의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빛을 내며 살아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들과 함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멋지고 당당하게 시작해보자.
내 마음은
코리나 루켄 지음 | 나는별 | 2019
우리는 우리 주변을 바라보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는데, 정작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귀를 기울이지는 못한 채 살아가는 것 같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색깔, 어떤 모양, 어떤 느낌인지… 가만히 내 마음을 돌보며 나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 삶은 더욱 충만해지지 않을까?
그림책 《내 마음은》은 순간순간의 ‘내 마음’의 느낌과 감정을 여러 가지 비유로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내 마음은 창문.
내 마음은 미끄럼틀.
내 마음은 꼭 닫히기도 하고
활짝 열리기도 해요.
이 그림책은 마음이 언제나 기쁨과 행복으로 채워져 신나는 날들이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날은 먹구름이 끼고 세찬 비가 쏟아져 내리고, 어떤 날은 작고 여린 싹과 같고, 때로는 슬프고 마음이 다치기도 하는데, 다친 마음은 언젠가는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아이가 꽃병을 깨트려 엄마에게 야단맞을 것을 걱정하여 마음이 어두웠지만, 따뜻하게 감싸주는 엄마를 통해 다친 마음은 고칠 수 있음을 알아간다. 이처럼 어둡게 닫힌 마음도, 환하게 열린 마음도 모두 자연스러운 ‘내 마음’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모두 나에게 달려 있다. 그림책 속 한 장면 한 장면 숨어있는 노란 하트를 만나보자. 마지막에 노란 하트를 활짝 피운 나무를 보는 순간 아이도 어른들도 웃음으로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그림책 속 아이가 작은 싹을 소중하게 돌보고 튼튼하게 키워내듯 우리가 우리들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소중하게 돌본다면 아름드리나무처럼 당당하고 튼튼한 나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나예요
수전 베르데 글 |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
우리는 모두 다르다. 생김새, 생각, 말투,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모든 것이 다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다른 사람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며 때로는 상처받고, 실망하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가장 ‘나’ 다운 ‘나’를 잘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닐까. 당당하게 나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을 통해 가장 나다운 나를 만나보자.
그림책 《나는 나예요》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다운 건 남들과 다르다는 뜻이에요.’ 나답다는 건 우리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어찌 보면 또 아주 쉽고 단순한 말이다. 완벽하지 않고 서툴더라도 그냥 그대로의 나! 나는 나라서 소중하고, 너는 너라서 소중한… 그냥 그대로 충분하다. 다양한 등장인물과 각자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장면들을 만나면서 각자가 소중하고 서로 존중하는 과정을 만나게 된다.
이 그림책 속 아이는 처음에는 서툴고 부끄러워 나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지금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용기 있게 나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짜릿한 기쁨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샘솟기 시작한다. 자신의 기적을 인정하는 순간 나와 다른 친구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단단하고 당당하게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