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벌써 유튜브에 빠졌다며 고민하는 부모를 자주 만난다. 유튜브 자체를 금지하기 보다는 유뷰브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내가 최근 본 유튜브 영상 중에 ‘5분 뚝딱 철학’과 ‘세금 내는 아이들’은 정말 유익하고 흥미로운 유튜브 콘텐츠였다. 실제로 유튜브 ‘세금 내는 아이들’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잘 모르는 경제개념을 교실에서 이렇게 배울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선생님 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무조건 잘 살 거다.”처럼 교실에서 경제교육을 하는 옥효진 교사와 아이들을 격려하는 댓글이 많다.
투자의 귀재인 아흔 살의 워런 버핏이 처음 주식 투자를 했던 때가 열한 살이라고 한다. 주식중개인인 아버지의 영향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열한 살에 불과했지만 이때의 경험은 버핏의 투자 인생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고 오늘날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밑거름이 되었다. 아이들의 경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이들에게 ‘돈’에 관한 개념을 일러줄 두 권의 책을 만나 본다.
세금 내는 아이들
옥효진 지음
한국경제신문 2021
유튜브 ‘세금 내는 아이들’이 동명의 책으로 나왔다. 유튜브의 설정이 그대로 책에 옮겨졌다. 옥효진 선생이 교실에서 했듯 책에서도 가상의 국가를 설정하고 ‘미소’라는 화폐를 사용해 아이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6학년 활명수반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직업을 선택해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할 수 있다. 사업자등록을 내고 사업을 할 수 도 있으며, 세금도 낸다. 예를 들어 ‘시원마트’의 문을 연 시우와 원희는 장사가 잘 되는 게 최고라도 생각한다. 원 플러스 원 행사까지 하며 무조건 싸게 판다. 마트에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장사는 잘 됐지만 결국 남은 돈이 없다. 세금과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이 돈이 없어 적금을 깨야 했다. 경제활동의 기본은 이윤이다. 아이들이 직접 사업을 하고 망해보는 것보다 더 좋은 경제 교육은 없다. 이렇게 실물명제를 교실 안에서 체험으로 배워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유튜브 시청과 더불어 동화를 읽는다면 훨씬 이해가 빠를 테다.
짧은 하루 머나먼 길
게리 슈미트,
엘리자베스 스티크니 지음
다산기획 2021
경제 교육이 아무리 좋아도 때가 있다. 경제와 관련된 용어나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려면 고학년은 되어야 한다. <세금 내는 아이들>도 6학년 교실이 배경이다.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서도 6학년 1학기에 경제 단원이 나온다. 저학년 어린이라면 용돈을 받고 관리하는 법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경제의 기본이 되는 ‘돈’을 이해하는 것부터 먼저다. 우선 이야기를 통해 ‘물물교환’의 원리를 이해하면 왜 돈이 필요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짧은 하루 머나먼 길>은 어느 추운 겨울 사무엘의 집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가 어린 동생에게 우유를 줄 수 있도록 암소 한 마리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푸념을 한다. 이 말을 듣고 아빠는 주머니칼을 챙겨 사무엘과 함께 집을 나선다. 대체 이 추운 겨울에 돈도 없이 어떻게 암소 한 마리를 구하겠다는 걸까. 아빠는 우선 이웃집에 가서 주머니칼을 양철 등 두 개로 바꾼다. ‘물물교환’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아빠는 자꾸 자꾸 물건을 바꾸고, 사무엘은 그때마다 강아지며, 고양이며 다른 것들이 더 가지고 싶지만 동생을 위해 참는다. 어린 워런 버핏을 직장에 데려갔던 아버지처럼 사무엘의 아빠 역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현장에 아들을 대동한 것이다. 겨울은 춥고 하루는 짧고 길은 멀다. 과연 사무엘과 아빠는 암소를 구할 수 있을까? 동화를 읽고 물물교환의 어렵고 불편한 점을 이야기해보며 돈의 탄생과 개념을 일러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