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전체 가구의 42%가 1인 가구입니다. 대한민국의 표준이라고 생각했던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이제 소수가 되었습니다. 비혼, 독립, 이혼, 사별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유, 성적 정체성, 개인주의적 성향 등 다양한 이유로 1인 가구는 점차 늘고 있습니다. 이제 혼자 산다는 건 특별한 이웃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 사회 다수의 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사회학자 김수영은 이렇게 혼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오랫동안 1인 가구를 연구했습니다. 고소득 전문직과 일용직 노동자 중 누가 더 대충 먹고 살까요? 1인 가구인 고소득자가 콜레스테롤과 열량 섭취가 더 높으며 식사도 자주 거릅니다. 정신적으로 가장 취약한 고립우울군 또한 전문직, 관리직 1인 가구가 가장 많았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짐작과 달리 혼자 사는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현대 사회의 문제와 인간 삶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사회복지학자인 저자는 1인 가구의 문제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응축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본인이 선택했으니 스스로 책임지라고 외면할 상황이 아니라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일이라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나 혼자 살아야 하는 때가 옵니다. 생애주기별 가족 형태와 구성을 떠올려 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1인 가구로 살아야 하는 시기를 맞습니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삶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도 모릅니다. 자녀들이 성장해서 떠나고 배우자와 이별한 노년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문제로 결혼할 수 없는 세대까지 우리는 지금, 아니면 미래의 어느 날 필연적으로 혼자의 삶을 삽니다.
이는 대한민국만 겪는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결혼하지 않은 이모와 삼촌들의 각별한 조카 사랑, 청년 1인 가구의 생존 커뮤니티, 혼자서 죽음을 맞이한 노인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이는 단순히 정부의 정책과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의 존엄과 관련된 삶의 이야기입니다. 직업이나 소득과 무관하게 인간다운 삶을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기 위해서는 인생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먼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앤서니 기든스의 『제3의 길』 등 다양한 저서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필연적 혼자의 시대를 위한 제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의 형태가 아니라 친밀한 공동체로서의 관계를 맺고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방법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실제 사례도 많고 다양한 공동체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가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 혼자 사는 사람들에 대해 고민하며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