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어떤 사람이 좋아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망설임 없이 "다정한 사람이요."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정함이란 무엇일까요? 문득 일상 속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안에 있던 누군가가 열림 버튼을 눌러줍니다. 가벼운 눈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남기기도 합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친 차가 먼저 지나가라며 잠시 멈춰 서 주기도 하고, 출입문을 잡은 채 뒷사람을 기다려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몇 초 남짓한 순간들입니다. 그런 친절을 만난 날은 마음 한구석이 오랫동안 따뜻해집니다. 다정함은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잠시 멈춰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일이 아닐까요?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을 스쳐 지나갑니다. 이름도 모르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들도 많습니다. 잠시 스쳐 가는 다정한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번 달에는 우리 곁에 숨어 있는 다정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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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
여서윤 글, 그림| 사계절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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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도 문득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바쁜 하루를 보내던 중 건네받은 짧은 안부, 힘들어 보인다며 내민 작은 관심, 별다른 이유 없이 곁에 있어 주었던 순간들 말입니다.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는 그런 다정한 마음을 노래처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마음, 그리고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따뜻한 감정들이 차분하게 펼쳐집니다.
우리는 종종 위로를 특별한 말에서 찾으려 하지만, 사실 가장 큰 위로는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주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거나 큰 교훈을 전하기보다, 괜찮다고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 주는 사람처럼 곁에 머뭅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고, 책을 덮은 뒤에도 잔잔한 온기가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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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마음
부르르 글, 그림 | 김영사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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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것들을 스쳐 지나갑니다. 길가에 핀 작은 꽃, 창문 너머의 햇살, 계절이 바뀌며 달라지는 나무의 색, 그리고 별다른 의미 없이 지나쳤던 평범한 순간들까지.
《작은 것들의 마음》은 그런 사소한 풍경과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으로 일상 속에서 만난 작은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움과 따뜻함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크고 중요한 일들만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삶을 지탱하는 것은 어쩌면 거창한 순간보다도 소소한 기쁨과 평범한 하루의 풍경들인지 모릅니다. 이 책은 작은 것들을 소중히 바라보는 마음이 결국 자신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 줍니다.
계절의 변화에 눈길을 주는 일, 이름 모를 꽃 한 송이를 오래 바라보는 일, 지나가는 바람의 기분을 느껴보는 일. 세상을 향해 조금 더 천천히 시선을 머무는 것 또한 다정함의 한 모습일지 모릅니다.
《작은 것들의 마음》은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마음이 분주한 날, 잠시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 펼쳐보면 좋을 책입니다. 작은 것들을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이 어느새 자기 자신에게도 향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