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여러 곳에 머뭅니다.
누군가와 오래 이야기를 나눈 카페의 자리일 수도 있고,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던 한강공원의 잔디밭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잠깐 들린 편의점 앞 의자나 잠시 서 있던 건널목 앞까지 그곳이 어디든, 또 머문 시간이 길든 짧든 우리가 떠난 뒤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최근 어느 음악 축제가 끝난 뒤의 풍경을 담은 기사를 보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웃고 노래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자리에는 페트병과 비닐, 먹다 남은 음식들이 수북하게 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누군가 다칠 수도 있는 물건들까지 그대로 놓여 있었다고 해요.
즐거운 시간이 지나간 자리가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남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내가 머문 자리를 정리하는 일은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일만은 아닐 거예요. 그곳을 다시 찾아올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배려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고 지나친 마음들이 모이면 우리가 함께하는 공간은 금세 어지럽게 변해버리곤 합니다.
우리가 머물다 떠난 자리에는 버려진 쓰레기보다 다음 사람을 향한 다정한 온기가 조금 더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달에는 우리가 무심코 남긴 것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어떤 마음이 필요한지 들려주는 그림책들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