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échec’라는 말은 ‘왕이 죽었다al cheikh mat’라는 뜻의 아랍어에서 왔다. ‘왕이 놀랐다shat mat’라는 뜻의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전리품eschec’을 뜻하는 옛 프랑스어에서 온 말이라고도 한다. 어원이 어찌 됐든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것이 인생의 비밀 중 하나다. 다만 그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과 태도는 각자 다르다. 물론 시기와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게 반응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성공과 자기 계발의 비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비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프랑스의 철학자 샤를 페팽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실전 철학, 삶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성공한 삶을 위해서, 아니 좋은 삶을 위해서는 ‘실패’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험, 겸손, 변화, 욕망, 질문, 발견 등 16개의 주제에 관한 쉽고 짧은 글에는 에픽테토스, 장 폴 사르트르, 가스통 바슐라르, 노자, 지크문트 프로이트, 자크 라캉 등 16명의 철학자가 등장한다. 테니스 선수 안드레이 아가시,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 팝 가수 프린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분석하며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저자는 뻔한 성공 스토리와 지루한 철학 개념으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편안한 동네 아저씨처럼 어렵지 않은 이야기로 삶을 성찰한다. 이런 사람이 있었다고, 저런 일도 있었다고. 그리고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 듯하다. 당신의 인생에서 찾고 싶은 전리품은 무엇이냐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부는 바람에 기꺼이 흔들려도 뿌리 뽑히지 않고 버티는 힘, 그 단단한 태도가 바로 당신의 인생을 빛나게 하는 게 아닐까. 불확실한 희망 대신 확실한 실패가 오히려 시련과 실패를 견디는 방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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