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참여했던 글쓰기 수업에 유일한 십 대 수강생이 있었다. 배우를 지망하는 그 친구는 주인공이 꿈을 찾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친구들이 죽는다는 말을 많이 해요. 문제 한두 개 때문에 너무도 쉽게요. 친구들은 시험을 잘 보는 게 유일한 꿈인 것처럼 살아요."
🤦♀️🤦♂️그 말에 나머지 수강생들이 탄식했다. 더 높은 점수를 향해 내달리는 아이들이 안쓰럽고, 모두 겪어봤기에 그 심정을 잘 알아서였다. "다들 지금 하는 일을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꿈꿨나요?" 선생님의 질문에 저마다 경험을 털어놓았다.
👩💻스타트업 기획자 A는 학창 시절, 부모님이 정해준 길을 따라 공부하고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했다. 간절히 바라던 목표를 이룬 그는 혼란스러웠다. 끝인 줄 알았던 결승선은 또 다른 시작점이었으며, 그 앞에 선 자신은 뭘 하고 싶은지 모른 채 텅 비어 있었다고. 그때부터 치열한 고민을 한 끝에 현재에 닿았지만, 아직도 꿈이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B는 어려서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가족은 그에게 현실을 살라고 충고했고, 그는 떠밀리듯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진지하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아 지금은 만족한다는 B. 그는 언젠가 이 경험을 살려 글을 쓸 거라고 말했다.
🦸모두의 사연을 듣고 나자 일찍이 꿈이 선명했던 사람은 소수였고, 어쩌다 보니 오늘에 이른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나만 해도 내가 쓰고 그리는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오히려 그림을 못 그려서 미술을 싫어했으니 말이다. 선생님의 질문이 돌아와, 배우 지망생 친구에게 도착했다. "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는 답했다. "연기하는 게 재밌어요." 그리고 재미있는 게 바뀌면 꿈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꿈의 모양은 계속 바뀐다. 유일하다고 믿었던 모양이 여러 가지 중 하나일 수 있고, 완성한 줄 알았던 모양이 단지 일부일 수 있다. 때때로 꿈은 투명해져서 사라지기도 하고, 어느 날 기대하지 않은 모양으로 피어나기도 한다. 그러니 우리는 자유롭게 그려나가면 된다. 언제나 아름다울 꿈의 모양을 기대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