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잠드는 순간까지 우리는 매일매일 무언가 보고 들으며 산다. 무조건 반사를 제외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유의지에 따라 선택하며 행동한다. 감옥에 갇힌 죄수, 군 복무 중인 군인 등 특수한 신분을 제외하면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이를 ‘착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인간의 모든 생각은 물론 취향조차도 학습의 결과이거나 사회화 과정에서 형성된 공동체의 집단무의식이 반영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성별, 부모, 국가, 인종에 따라 삶의 조건이 결정되고 각자의 환경에 적응하며 문화적 취향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무의식과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에겐 비판적 사고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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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사회
정주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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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피해자와 약자를 혐오하고 공격할까? 장애인들이 출근길 지하철을 세워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뉴스,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자 그런 데를 왜 가냐는 비난은 괜찮을까? 사물과 사건, 타인과 세상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마치 컵을 옆에서 보면 사각형, 위에서 보면 원형으로 보이는 것과 같다. 우리는 종종 어른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하길 멈춰버리기도 한다. 조용히 있으면 편하고 손해 볼 일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도 괜찮은 걸까?
저자 정주진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사회 현상들을 분석하며 우리가 ‘공격 사회’에 사는 건 아니냐고 묻는다. 이 문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장애, 참사 피해자, 빈곤, 난민, 노동조합, 외국인 노동자, 탈북민, 기후변화, 젠더 갈등 등 아홉 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피해자와 약자를 공격하고 혐오하는 표현과 행동이 점점 더 흔해지고 노골화되는 이유는 삐딱한 자기 우월감과 자기만족 때문이다. 자기 생각과 감정이 다른 사람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사회악으로 치부하고 제거하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한 폭력이다. 나와 주변 사람들의 공격적 태도를 돌아보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평화학 박사인 저자와 함께 이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누구나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동등한 권리가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 뉴스 댓글 등 ‘익명성’ 뒤에 숨어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괴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오프라인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타인을 모욕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타인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스스로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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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미디어, 안전한 문해력
오승용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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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로 현대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를 비틀어 오승용은 “미디어는 하프파이다”라는 말로 미디어 바로 알기의 어려움을 설명한다. ‘나를 알자(너 자신을 알라)’, ‘의도 찾기(왜 만들어졌을까)’, ‘DO NOT LEAN(미디어에 기대지 않기)’로 정리한 프롤로그만 고민해 봐도 미디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점검할 수 있다. 미디어는 우리 삶에 필수 도구지만 지배당할 위험성도 안고 있다. 미디어의 숨은 의도와 조작 가능성은 물론 팩트 체크를 게을리하면 ‘공격 사회’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
내 생각이나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언제나 옳을까?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생각과 판단의 근거로 미디어를 활용한다. 우리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넘치는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알고리즘으로 무한 반복되는 유튜브와 짧은 영상은 물론 SNS로 퍼지는 이야기들의 출처와 근거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미디어는 점점 위험한 도구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 즉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 매일 쏟아지는 지식과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려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미디어가 전하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주체적인 사람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미디어의 메시지에 고개만 끄덕이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공기처럼 떠도는 각종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점검하며 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