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인간의 군집 생활은 생존을 위한 방편이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이뤄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토대가 되었다. 우리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된 것은 자연을 이용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의 발전 덕분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지구는 병들기 시작했다. 천연 자연을 활용하며 문명을 이룩하는 과정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환경 파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발달로 인해 공존, 공생보다는 상품과 판매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겼기 때문이다. 환경 보호 문제는 인류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다른 사회문제와 달리 환경 보호는 단 한 사람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물을 먹지 않고 숨을 쉬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인종, 지역, 국가와 무관하게 전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외면하며 낙관적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까. 특히 ‘탄소 중립’은 기후 위기를 해결할 마지막 열쇠처럼 언급된다. 국가, 기업, 국제 사회 차원에서 공동의 노력이 없으면 탄소 중립은 이루기 어려운 과제다. 물론 우리들의 일상은 매일 입고 먹고 마신다. 매일 기다리는 택배, 테이크아웃 커피, 수많은 자동차와 핸드폰, 도시의 꺼지지 않는 불빛까지 편리한 일상을 위해 지구는 병들고 있다. 권승문과 김세영은 탄소 중립을 내일로 미룰 수 없고 ‘오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환경 운동가로 활동하는 두 저자는 패션, 먹거리, 교통, 건물과 도시, 산업과 일자리 등 다섯 가지 분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최신 통계 자료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심각한 상황을 전하고 파리 협정, 탄소 국경세 등 국제 사회의 노력을 살펴본다. 탄소 중립은 패시브하우스, 바이오연료 등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만 극복할 수 없다. 에너지 자립마을, 비거니즘 등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활동도 필요하다. 우리가 손 놓고 기후 위기를 구경한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노력해 왔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옷을 소비하는 대신 소유하고, 로컬 푸드를 먹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개인의 협력뿐 아니라 ESG 경영에 참여하고 RE100, 그린 뉴딜 정책을 펼치는 등 기업과 국가 차원의 참여도 반드시 필요하다. 살다 보면 조금 미룰 수 있는 일이 있고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러나 탄소 중립은 내일로 미룰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건강한 나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