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초록이 우리들 주변을 감싸는 계절 5월이다. 자연의 변화에 우리들 마음도 새록새록 새싹처럼 자라고, 두근두근 설렌다. 오월에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누군가를 생각하고 기념하는 날이 많은데, 특별히 가정의 달로 어느 때보다 가족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가족들 중에 ‘엄마’라는 존재는 언제나 특별하고 애틋하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유대인 속담이 있다. 어린아이에게 ‘엄마’는 세상 누구보다 든든하고 커다란 존재이며, 어른이 되어 그의 품을 떠나 홀로 섰을 때도 언제나 다시 돌아갈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엄마가 되었을까?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던 것은 아니다. 지금의 엄마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이였으며, 어른이 되어 사랑으로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비로소 엄마가 되는 것이다. 연습이 없었던 엄마로서의 역할은 당혹스럽기도, 실수투성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녹록하지 않은 엄마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을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가정의 달 오월에 우리들의 엄마를 생각하며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을 만나보자.
엄마가 왜 좋아?
최혜진 지음 한림출판사 2018
엄마가 왜 좋을까? 생각해보면 언제나 좋았던 것은 아니다. 나의 경험을 되돌려 보아도 어렸을 때는 엄마한테 야단을 맞고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아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어른이 되고 난 후에도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그럼에도 엄마가 좋다. 엄마는 그런 존재이다. 이 그림책 속 아이는 엄마가 왜 좋을까?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와 아이는 엄마의 옛 앨범을 함께 보고 있다. ‘이제 자자’는 엄마의 말에 아이는 말한다.
“엄마, 근데 있잖아. 아까 어린이집에서 놀이터 갈 때 엄마 봤잖아. 나 그때 눈물이 날 뻔했어.”
왜 눈물이 날 뻔했는지 왠지 그 느낌을 알 것 같아서 첫 시작부터 마음이 뭉클해진다. 왜 좋은지 묻는 엄마에게 ‘엄마 아빠의 세상에 날 불러 줘서.’라는 약간은 어른스러운 대답을 시작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놀이터에 데리고 가고, 그네도 밀어주고, 무엇이든 질문하면 다정하게 다 알려주고, 엄마랑 있으면 신나는 일이 참 많다고…. 그리고 ‘내 엄마니까 좋지. 그냥 좋지’라고 대답한다.
먹고 놀고 자는 일상의 매 순간순간 엄마와 나눈 교감들이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함께 한 시간, 아름다운 추억들이 우리의 삶에 큰 힘이 되었듯, 이제는 내가 엄마를 따뜻하게 안아줘야겠다.
엄마는 변신 중
박아림 지음
월천상회 2021
날씬하고 샛노란 바나나가 나타나서 내가 바로 너의 엄마라고 말하면서 이 그림책은 시작한다. 날씬하고 멋졌던 바나나 엄마는 아빠를 만나서 결혼생활을 보내면서 가지가 되었고, 어느 순간 점점 땅콩이 되어간다. 땅콩이 된 엄마의 뱃속에는 두 개의 완두콩이 자라고 있다. 모처럼 외출을 할 때면 엄마는 두 아이를 주렁주렁, 두 아이 용품이 든 가방들로 주렁주렁 포도가 되었다. 포도는 왕 포도인 거봉이 되고, 오렌지도 되었다가 온 가족이 모여 샌드위치가 된다. 엄마는 또 어떻게 변신하게 될까?
우리는 삶 속에서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살아간다. 새로운 변화는 두려움이고 설렘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면서 사회적, 심리적, 외형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엄마가 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변화들에 익숙해지고 받아들이기는 쉽지만은 않은 일인데, 그림책 속 엄마는 유쾌하게 받아들이며 상황과 필요에 맞게 변신하는 모습이 멋지고 대단해 보인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밝고 경쾌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엄마’라는 존재의 묵직함을 느낄 수 있다.
‘엄마 이제 진짜 진짜 변신해 볼까 해! 바로바로 알땅콩으로. 짠! 너희를 더 많이 안아줄 수 있게.’
엄마의 변신은 계속된다…. 그 변신은 끝이 있을까? 씩씩하고 용감한 우리의 엄마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