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59분. 스마트폰으로 서버 시간을 켜 놓고, 마우스에 손을 올려둔 상태로 모니터를 응시했다. 긴장감 속에 1초가 물방울 떨어지듯 똑똑 흐르고…. 57초, 58초, 59초, 10시 땡! 하자마자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고, 정보를 입력하며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접수 마감 공지. 순식간에 끝난 이 피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은 유명 가수의 콘서트도, 입소문 난 뮤지컬도 아닌 장애인활동지원사 교육 신청이었다.
😲변변한 직업이 없는 아빠가 “장애인활동지원사라는 직업이 있다더라.”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교육 대면 신청을 하러 간 게 8월. 접수 시간보다 이르게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정원을 넘는 인원이 줄을 서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말하기를 온라인 접수는 1분 만에 끝나서 엄두도 못 낸다고. 간신히 대기 번호를 받고 돌아오는 길, 아빠는 다음번엔 새벽 4시에 나가겠다고 다짐하셨다.
😭엄마를 통해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나훈아, 임영웅 콘서트도 아니고 무슨 1분 만에 매진이야~ 다음 달에 내가 온라인으로 신청해 볼게.”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리고 접수 방법을 검색하는데, 아뿔싸!! 아빠 말이 사실이었다. 어느 블로거가 1분이 지나기도 전에 선착순 마감이 되었다는 무서운 후기를 써놓은 게 아닌가. 순간 엄마와의 통화 장면이 스쳐 가며 식은땀이 흘렀다. 나에게는 생소했던 장애인활동지원사 교육은 적은 정원에 비해 수강을 희망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 경쟁이 치열했다. 나이 제한이 없어, 어르신들의 관심도가 높다고. 나의 경솔한 언행에 낯이 뜨거워졌다.
👩🦳👨🦳나는 뉴스와 기사에서 청년 취업만 눈여겨봤지 당장 우리 부모님 일인 신중년의 취업에 대해서는 몰라도 너무 몰랐다. 100세 시대, 기나긴 노후를 위해 노동시장에 오래 머무르는 것은 필수가 되었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주역이 될 베이비붐 세대에게 은퇴와 재취업은 눈앞의 현실이었다. 이른바 ‘낀 세대’이자 ‘마처세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 부모님은 그 당사자로서, 나는 그들을 끼이게 만든 자녀로서 함께 대응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