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4월은 어떤 달일까? 나 어릴 때 4월의 상징은 식목일 나무 심기와 창경궁, 경복궁 등으로의 봄나들이였다. 어른이 되어 알게 된 4.19 민주혁명과 4.3 제주항쟁, 4.16 세월호참사와 4.22 ‘지구의 날’까지 챙기다 보면 이달의 특별함이 그득해진다. 처연한 민족사와 현재 중요한 과제들까지 담뿍하다. 연초에 동네 도서관에서 신간 어린이책을 살피는데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시대 배경으로 하는 동화들이 많아 놀라웠다. 근현대기 배경 작품들은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갈까. 우주 과학 동화가 손에 많이 잡혔던 작년과 비교된다.
🤔새 학년의 긴장을 풀고 이제 명랑해진 어린이들에게 역사를 통해 현재를 딛고 앞날을 창조하자는 권고가 혹 너무 무겁지 않을까. 이런 마음을 품은 채 “과거와 미래의 균형”이라는 주제를 앞세우며 우주 과학 동화를 고른다. ‘행성 거주 지구 어린이’들이 재난을 겪으며 ‘내가 바로 우주의 주인공’임을 깨닫는 이야기다. 여러 재난 속에서도 우리 아름다운 별 지구가 뭇 생명체들을 오래 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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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행성 노아
전성현 지음 | 최경식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3
쉽고 재밌는 우주 과학 동화이다. 지구인들이 우주에서 개발한 행성이 배경이다.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이 행성에서 지구 생명체들의 생존 유지를 위한 여러 실험과 연구가 진행된다. 화성과 해왕성 등으로 탐사선도 보내는 행성인데 어느 날 운석 충돌이 벌어지고 여러 사고가 뒤따른다. 이런 위험 상황을 모른 채, 이 행성에서 태어나고 자란 지구 어린이 몇은 엄마를 찾고 나비표본도 구하며 반려묘까지 살리느라 박진감 넘치게 행동한다. 그러다 여러 위기 상황들에 부딪히며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인간 존엄성을 질문한다.
이곳 행성의 여러 생명체가 그저 연구 대상일 뿐이라는 사실이 정당한가? 행성에서 태어난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일반 지구인과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왜 그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는가? 우리를 연구 대상으로 바라본 당신들은 인간 존엄성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가? 우리가 바로 가능성을 품는 우주 아닌가? 이 마지막 질문이 아이들에게도 행성의 어른들에게도 읽는 우리에게도 가장 중요하고 위대하다. 이렇게 우주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미래를 생각하며 던질 현실적 질문을 아래 책에서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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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미케 샤이어 지음 | 김영진 옮김 | 주니어RHK |2022
사랑스러운 지식 그림책이다. 어린이 본인이 커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궁금증을 갖고 생각하도록 돕는다. 문화학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독일인 작가의 작품이다. 문화·예술의 시선이 느껴지는 그림들이 알차고 재밌다. ‘어떤 일들이 존재하나?, 직장이란 뭘까?, 일이 즐겁지 않으면 어쩌나?, 어른들만 일을 하나?, 일은 어떻게 배우나?’ 등 현실 감각 넘치는 질문들이 펼쳐진다. 어떤 일이든 저마다의 가치를 가진다고 일러주어 참 고맙다.
이 책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각자 생각해 본다면 그 후엔 본인에게 어떤 일이 어울릴지 그림이 그려지겠다. 책의 맨 끝에 부록처럼 붙어 설명되는 몇몇 단어가 귀엽고 앙증맞다. “뼈 빠지게 일하다, 땡땡이치다, 뒷거래하다, 은퇴, 자원봉사, 재택근무, 사표 쓰다” 등. 이 단어들을 대하며 갸우뚱거릴 주변 어린이들 얼굴이 떠오르며 사랑스럽다. 우주의 마음을 읽고 매우 현실적인 질문도 품었을 우리 어린이들을 이제 ‘나무의 마음’으로 안내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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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마음
이정록 지음 | 박은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
2023년 식목일에 태어난 포근한 그림책이다. 책을 열면 바로 다음 문구가 우리를 반긴다. “풀과 나무가 젖어 있어요. 밤새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 주었군요.” 우리 마음도 살포시 만져주는 듯하다. 나무도 마음을 가졌기에 때때로 아프다고 말한다. 나무도 말하고 손뼉 치고 노래 부르고, 아프거나 슬프면 울기도 한단다. 나무도 마음을 가졌기에 누가 옆에서 기침만 해도 부르르 떨며 아파한단다. 나무를 보고 아끼고 사랑하며 나무와 가족 되자고 권한다. 나무 심는 날에도, ‘지구의 날’에도, 하나뿐인 지구와 하나뿐인 생명을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