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아무 계획도 없이, 놀이를 만들어 낸다. 나뭇가지 하나가 연필이 되어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다가, 막대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시늉을 하고, 칼이 되기도 하고, 지팡이도 된다. 나뭇가지뿐이 아니라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주변의 모든 것이 아이들의 놀잇감이 된다. 게다가 처음 만난 아이와도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한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고도 그 순간 서로를 받아들이고, 좋은 친구가 된다.
그림책 《뭐 하고 놀까?》는 쥐순이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빨간색 줄로 놀이가 시작된다. 쥐순이는 빨간색 줄로 줄넘기를 시도하지만, 줄넘기를 하기엔 길이가 좀 짧았다. 그때 수레를 끌고 오는 오리를 만나 수레에 달린 끈과 빨간 줄을 묶어 보는데, 같이 놀기에는 조금 더 길면 좋을 것 같다. 여기에 원숭이가 요요를 하면서 나타난다. 연이어 팽이 돌리는 양, 낚싯줄을 가지고 온 곰, 코끼리 꼬리에 달린 리본이 모여 모두가 함께 줄넘기를 하게 된다. 줄 하나로 시작하여 모두 함께 즐기는 큰 놀이가 되었다. 쥐순이는 오리, 원숭이, 양, 곰, 코끼리 등 모두에게 맡은 역할을 주고 차별 없이 모두 신명나게 놀이에 주관적으로 참여하게 한다. 또한 너구리, 얼룩말, 토끼 등 여러 동물들을 빼지 않고 놀이에 동참시킨다. 모두 함께 줄넘기를 하는 큰 놀이가 되었다.
‘놀자, 놀자!
같이 놀자!
놀자, 놀자!
우리 모두 같이 놀자!”
이 그림책은 놀이로만 끝나지 않는다. 모두 마음껏 논 후에 줄같이 생긴 줄기를 등장시킨다. 초록색 줄은 바로 수박이다. 줄넘기를 한 후 만나는 먹거리인 수박은 모두의 갈증을 시원하고 기분 좋게 풀어주고 있다. 잘 놀고, 잘 먹기까지 하니 기분이 덩달아 좋아지는 그림책이다.
우연히 발견한 줄 하나를 시작으로, 하나둘 만나게 되는 동물들이 제외됨 없이 모두 함께하다 보니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모여 삶의 뿌리가 든든하고 건강한 인생을 살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잘 놀고, 잘 먹고, 많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