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자본주의, 기본소득 같은 말들은 청소년들에게 조금 멀게 느껴진다. 나와 상관없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 비트코인, 득템력 같은 말들은 익숙하다. 매우 현실적이고 피부에 닿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본주의를 설명한다.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로 이행한 세계 경제의 흐름보다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건 아마도 자기 삶에서 돈이 어떤 역할과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아닐까.
부자가 되고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주식투자 노하우, 부동산 개발 정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다. 얼마를 가져야 부자라고 할 수 있는지 그 기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그러니 부자가 되는 법보다 중요한 ‘잘 사는 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단단하게 설계하는 힘이 돈과 금융에 대해 아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잘 살기 위해서는 돈을 모으고 관리하고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재무 상태를 파악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실행하며 모니터링을 하는 과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방법이다.
암호화폐로 진화한 돈을 이해하고, 주식과 채권이 무엇인지도 살펴보고, 통화량과 금리도 공부하고,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지면 미래가 두렵지 않을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홀로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부모의 재산과 상관없이 스스로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세상에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안목도 필요하지만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필요하다. 내일을 여는 청소년들에게 경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통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돌아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천천히 현실을 들여다보면 돈과 권력을 향한 욕망보다 행복하게 잘 사는 나를 위한 길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매일매일 경제 관련 뉴스를 챙겨보거나 코스피 지수, 부동산 동향을 살피는 일이 어른들의 세계라면 자본주의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고 돈과 금융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관찰하며 자기 삶의 목표와 가치를 고민하는 일이 청소년의 세계다. 우리에겐 이상과 현실의 접점을 찾아가는 시간이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