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금언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회자하고 있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생각 없이 살게 된다는 일침이기 때문이다. 생각의 도구는 두 가지다. 우선 우리 말과 글을 알아야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은 사물의 이름과 어떤 현상의 개념을 바탕으로 생각을 한다. 또 하나의 도구는 수학이다. 덧셈과 뺄셈으로 시작하는 계산 능력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를 통해 사유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수학적 사고는 생각하는 삶을 위한 기본적인 방법이자 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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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 생각 수업
이광연 지음 | 유노라이프| 2023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가 수학이다. 아니, 가장 싫어하는 학문이 수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혐오’에 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수학은 우리 삶에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학문이다. 수학은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며 인류가 이룩한 문명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철학자로 잘 알려진 피타고라스는 수학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증명했다. 흔히 철학과 수학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주관적인 판단이나 선택이 아니라 논리적인 생각과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한 철학적 사유는 수학의 논리 구조와 다르지 않다. 이 책의 저자 이광연은 수학자는 문제를 푸는 사람이니 ‘문제아’라는 농담으로 수학에 대한 오해를 설명한다.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일이 수학이라는 고정 관념은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수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수학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상황을 인식하고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수학은 알면 알수록 두뇌가 빠르게 돌아가고, 결정도 빨라지며 선택이 명확해진다.
수학이 암기가 아니라 이해라는 점과 논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람에겐 필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가 가진 수학에 대한 오해가 조금 풀린다. 수학은 ‘점수’가 아니라 생각의 ‘도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일이 수학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상상하고 질문하고 발상을 전환하는 일들이 모두 수학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피타고라스의 철학적 사고를 배우고 수학적 지식을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언제나 내 삶을 위한 생각의 도구와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일이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단순하면서 복잡한 수학 이론과 개념을 천천히 살피는 동안 수학의 재미와 의미를 저절로 깨닫게 하는 이 책의 의미는 작지 않다. 수학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꿔 탐구하고 질문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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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수학의 역사
한상직 지음 | 초록서재| 2023
문제를 푸는 수학자가 ‘문제아’라면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수포자’라고 한다. 지레 겁먹고 재미없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면 수학은 다른 분야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알게 된다. 인문, 사회과학 분야는 대체로 정답이 없다. 현재까지 얻은 최선의 답을 고민할 뿐이다. 하지만 수학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공용어의 기능을 한다. 컴퓨터 게임부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수학을 빼놓고 생각할 수 있는 과학기술은 거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의 과거를 알고 싶어진다.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궁금해진다. 수학의 과거와 현재를 아는 것이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수학을 좋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상직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수학의 역사를 설명한다. 목축과 농업의 시작으로 수학이 탄생했으며 천문학과 점성술의 발달이 교역과 전쟁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성벽을 쌓고 대포를 만드는 과정, 대항해 시대에 좌표의 해석과 기하학이 발달한 이유, 바코드와 블록체인에 이르는 문명의 역사가 바로 수학의 역사라는 사실을 확인해보자. 인류가 살아온 흔적이 곧 수학의 역사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것은 수학이 지겨운 문제 풀이가 아니라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한다.
경제학은 물론 컴퓨터와 챗GPT까지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아파트를 짓고, 다리를 놓고 비행기를 운행하는 데도 수학이 필요하다. 실용적 학문으로서 수학을 강조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독자들은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수학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문명의 발생부터 그리스 이슬람, 인도의 수학을 이해하고 나면 수학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개념과 이론들이 새롭게 보일 수도 있다. 단순히 수식과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필요한 이유와 적용법에 대한 이해가 우리를 ‘수포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모르고 미워할 수도 있다. 수학이 살아온 오랜 역사를 통해 수학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수학의 본질을 살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생각의 도구를 챙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