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36.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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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어떤 때, 무엇으로부터 나는 용기와 힘을 얻는가. 힘들거나 외롭거나 고민 많을 때, 우정과 사랑, 학문, 직업, 책, 문화, 예술, 종교, 믿음, 가족, 벗, 사람이 소중하다. 아마도 이 중 가장 든든한 도움은 사람에게서 오지 않을까. 우리에게 힘을 주는 동시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존재, 벗들을 그려 본다.
또 하나의 전쟁이 시작되어 우리 마음이 걱정으로 출렁이는 시절이다. 어린이책들에도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구 위기 상황을 그린 작품들이 요즘 많다. 이번에 보는 아래 작품에서는, 인간의 멸종 위기에 대응해 어류를 인간으로 발달시키려는 실험까지 진행된다. 실험 중에 인어공주 같은 어류 친구가 묻는다. “내가 왜 꼭 인간이 되어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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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
전여울 지음, sujan 그림 | 키다리 |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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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SF 동화 세 편을 대하며 탄성을 머금고 질문한다. 아하! 과연 지구 아닌 다른 우주에서도 인간은 ‘주인’이겠는가?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이 진정한 친구가 되겠는가? 환경 오염 끝의 멸종 위기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인간의 삶을 위한 동물 희생은 정당한가?
제1편 〈뒤바뀐 자리〉는 지구의 심각한 환경 오염으로 제2의 거주 행성을 찾는 이야기인데, 고양이가 세상의 주인이고 인간이 고양이의 반려동물이다. 고양이 세상의 ‘애완 인간 참치’가 철창에 갇힌 그림은 충격이다. “참치는 인간이라 비록 고양이처럼 뛰어난 지능을 갖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분명 산 생명이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감정도 가졌다. 고양이가 아닌 다른 생명도 그럴 수 있다.”니 서늘하다. 끝에는 인간들이 폭동을 일으켜 철창을 탈출하고 고양이들을 위협하는데 그 끝은 어찌 될지.
제2편 〈어니를 찾아서〉는 AI 로봇을 과연 벗으로 받아들일지 묻는다. 큰 사고로 연락이 끊긴 친구 대신 로봇이 친구 행세를 하며 낯선 모습으로 나타난다. 로봇 인간이 점차 인간화하겠는지 묻는 작품이다. 지구 멸망, 안드로이드 외계인, 우주선과 수용소, 다른 행성으로 이주, 이주 브로커 외계인, 우주 난민 수용소 들을 다루면서 깊은 고민을 전한다. 로봇 친구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주인공은 ‘마음’을 묻는다. “처음으로 높낮이가 생긴 리즈의 목소리. 나는 리즈가 대체 어떤 마음인지, 리즈에게도 혹시 마음이란 게 있는지 궁금해졌다.”
제3편 〈바다 저편으로〉는 더욱 신박하다.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 기술이 만나는 지점, 인간의 위치를 질문한다.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 심해어를 인간화하려는 이들과 그 실험의 부당함에 맞서 애쓰는 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인류의 대체 방안인 피실험 심해어가 어느 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나 왜 인간 되어야 해?’ 이 실험에 대항하는 과학자 그룹도 묻는다. ‘인간의 수를 늘리려고 동물의 뜻과는 무관하게 동물을 인간으로 만드는 게 말이 되는가? 인간의 언어로 의사 표현은 못 하지만, 그들이 결국 바라는 건 원래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생각은 얼마나 오래 유지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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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넘은 아이
김정민 지음, 이영환 그림 | 비룡소 |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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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거슬러 오른다. 한글을 ‘언문’ 형태로 읽기 시작할 무렵 이야기다. 이 작품 역시 어떻게 살 것인가, 함께 살기가 가능한가, 왜 우리는 인간인가, 이런 질문을 계속 되새기게 한다. 우리 역사에 분명 존재했던 이런 시대를 다시 돌아보며 반추하니 의미 깊다.
흉년이 깃든 조선, 가난한 집 맏딸 푸실이는 우연히 《여군자전》이란 필사본을 줍고 효진 아가씨와 만나 글을 배우며 점차 세상에 눈뜬다. 글을 모르는 채 책을 품고, 글을 읽자 세상을 깨우치고, 글 내용대로 세상에 외치는 푸실이다. 어미가 대감댁 젖어미로 팔려 가고, 푸실이는 죽을 위기의 갓난아기 여동생이 안타깝다. 혹 굶어 죽는대도 괜찮다는…이 아가 동생을 살리기 위해 푸실이는 신분 제도 봉건 습속 들의 ‘담’을 넘는다. 아직 이름도 얻지 못한 아가 동생에게 ‘해처럼 이 세상을 밝혀 주는 아이, 해님이’라는 이름도 지어 부른다.
작가가 지어낸 가상 인물인 ‘여군자(女君子)’가 신분과 처지, 성별과 차별에 저항하는 푸실이로 뭉클하게 구현된다. 현재 시점의 우리에게도 세상과 마주할 담대한 자세와 힘을 전한다. ‘문이 막히면 담을 넘으면 되지 않습니까?’ 차별과 관습을 뛰어넘어 힘차게 나아가는 여군자 푸실! 힘들거나 외롭거나 고민될 때, 슬며시 등을 두드려 주는 손길 같은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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