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 가운데에는 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이유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편안하게 쉴 수 있고, 무엇보다 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기대하는 게 아닐까?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더위 속에서 더위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집에 머무는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다. 그만큼 여행에서 얻는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은 더위를 잊게 해주는가 보다.

  ‘얘야, 여름이 왔구나.’

  그림책 《두더지의 여름》은 두더지의 여름 여행 이야기이다. 하늘을 바라보는 귀여운 두더지 그림의 표지를 펼치면, 첫 면지에 여름을 알리는 글귀가 반갑게 들린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숲속 친구들은 다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두더지도 왠지 오늘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모두들 여름휴가를 떠나는데 잘하지도 못하는 땅굴 파는 일을 좀 쉬고 싶어졌다. 그렇게 두더지의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의 길목에서 우연히 거북이를 만나면서 시원한 바다를 생각하게 되고 둘이 함께 바다를 향해 가슴 뛰는 여행을 하게 된다.

  ‘너랑 같이 가니까.’

  두더지와 거북이는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길에서 바다를 찾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렵고 고단한 여행길이 왠지 좀 신이 난다. 둘이 함께라서 말이다. 땅속에서 파도 소리를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샤워를 하고 있는 곰의 욕실, 동물들의 물놀이 공원, 커다란 분수를 만나게 된다. 길을 잘못 찾아간 두더지와 거북이가 좀 걱정되긴 하지만, 시원하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펼쳐지며 더위와 걱정을 내려놓게 된다. 과연 두더지와 거북이는 바다에 갈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어쩌면 이 책을 들고 여름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