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그 첫 번째 관문은 단연코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닐까? 인류는 아주 오랫동안 생존을 위한 약육강식을 내면화했다. 경쟁을 삶의 지배 원리로 받아들였고 비교는 피할 수 없는 본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대인은 생존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비교를 멈추지 않는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대신 끊임없이 성공을 향해 질주한다.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보며 안도하고 나보다 성공한 사람을 보며 불행해지는 사람은 스스로 천국의 열쇠 대신 지옥문의 손잡이를 선택한 것과 다름없다.
친애하는 나의 몸에게
치도 지음 | 주니어RHK(알에이치코리아) | 2023
인스타그램에는 불행이 없다. 늘씬한 외모, 맛있는 음식, 화려한 휴가지, 세련된 인테리어, 외제 승용차, 유행하는 옷과 신발과 가방들……. 뿐만 아니라 데이트 장소, 휴가 일정, 저녁 메뉴에서 취미 생활까지 타인의 일상을 엿보며 자기 삶의 기준과 욕망은 그 크기가 달라진다. ‘핫플’과 ‘맛집’ 순례는 ‘인싸’의 기본이다. 좋은 삶에 대해 고민하고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생각하는 대신 SNS에서 소비되는 일상은 불행을 잉태하는 비교의 지옥문이다.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나는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사람인지 생각한다. 철학적 고민이 시작되는 사춘기에 2차 성징이 나타나고 어른이 되는 육체적 변화를 경험한다. 키 크고 잘생긴 남학생, 날씬하고 예쁜 여학생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외모 콤플렉스는 타인과의 관계, 세상을 향한 첫걸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자기 몸에 대한 긍정적 시선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충고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자기 삶의 소중함을 자각하는 출발이라는 점에서 소중하다.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자신을 성찰하는 태도에 그대로 반영된다.
살찐 여자, 키 작은 남자가 겪는 차별과 고통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마치 장애인처럼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적 시선과 미디어의 영향이 다이어트와 운동과 패션에 거의 모든 열정을 쏟아붓게 만드는 건 아닐까. 저자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자 바디 포지티브 운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외모 콤플렉스는 자존감을 잃게 하는 주범이며 다이어트 강박과 섭식장애의 원인이다. 이제 자기 몸에 관심을 갖고 외모를 가꾸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저자의 격려와 위로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어떤 조언과 충고보다 힘이 된다. 자기 긍정은 행복의 출발이다. 친근하고 따뜻한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자기 몸 긍정 프로젝트에 독자들의 참여를 권한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시간의 흐름은 인간의 몸을 자연스레 변화시킨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으며 그 누구도 아닌 자기 몸에 대한 긍정적 시선으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기 몸에 맞는 행복한 일상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열등감을 묻는 십대에게
박진영, 안윤지 지음 | 서해문집 | 2022
외모 콤플렉스는 자기 몸에 대한 열등감이다. 남들과 비교해서 스스로 위축되는 마음과 태도가 자신을 병들게 한다. 가벼운 위로와 격려로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심리학자 박진영과 안윤지는 자기돌봄으로 열등감을 극복하라고 권한다. 나를 사랑하고 지금 이대로도 나는 충분히 괜찮다는 태도, 나를 돌아보며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하는 마음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외모뿐 아니라 성적, 운동 능력, 가정환경 등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완벽하지는 않다. 무언가 뛰어나면 부족한 면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자기 성장을 위한 노력과 용기는 삶의 원동력이지만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면 만족할 줄 모르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불행한 인생이 펼쳐진다. 인간의 삶에서 성장과 발전은 남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얻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니다. 어제와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긍정하는 힘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열등감은 낮은 자존감의 다른 이름이다. 그곳에 이르는 지름길은 ‘비교’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당당함과 자신감이 없으면 비교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사람이 행복한 방법도 없다.
심리학을 전공한 두 저자는 자존감과 자기돌봄, 사회성을 연구하는 학자다. 열등감과 비교의 무게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 보라는 이야기가 청소년들의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다. 어른들의 일상적 잔소리와 달리 좋은 책은 청소년들에게 인생의 값진 멘토 역할을 한다. 보다 전문적이고 진지한 목소리로 건네는 이야기들이 십 대에게 닿았으면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