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다보면 아이들의 예리한 관찰력과 기발한 생각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상상하고 꿈꾸며 자신만의 세계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그런데, 정작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의 교육 제도, 환경, 현실에 갇히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상상하기를 멈추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고 정서적으로 풍요롭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지닌 상상의 힘을 잘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사회도 암기력이 뛰어나 시험을 잘 보는 사람보다는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을 만나보자.
상상 여행
리우나 비라르디 지음| 빨간콩| 2020
아이들은 정말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한다. 여섯 살 아이와 함께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는데, 하늘을 한참 올려다보더니 말한다. “하늘에서 새가 오줌을 누고 있나~” 그러고는 혼자서 깔깔깔 웃는다. 거침없이 기발한 아이들의 상상력이 참 멋지고 부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연습과 습관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상상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상상 여행에 함께 해보자.
그림책 《상상 여행》은 제목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듯,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한 아이는 매일 아침 학교에 갈 때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이 사람들을 보며 상상 여행을 떠난다. ‘저 소녀는 커서 뭐가 되고 싶을까?’, ‘수염 난 신사는 왜 웃고 있을까?’, ‘저 꽃다발은 누구를 위한 걸까?’… 아이는 많은 것들이 궁금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 여행에 함께 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펼침 면마다 위로 들추는 플랩Flap 형식으로 구성되어 플랩을 열면 아이의 상상이 펼쳐진다. 우리의 상상과 그림책 속 아이의 상상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선명한 색채와 특징적인 표현들은 기발한 대답을 이끌어내는 듯하다. 그림책 속 아이와 함께 하는 상상 여행을 통해 상상의 힘도 기르고, 우리의 다양한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정답이 있어야 할까
맥 바넷 글 | 크리스티안 로빈슨 그림 | 주니어RHK| 2023
보통 우리는 정답이 있는 질문에 익숙하다. 그래서 오답을 피해 정답을 찾으려 애써왔다. 어쩌면 정답이 없는 질문을 만나면 더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럴 땐 자유롭게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이 담긴 나만의 답을 찾아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각자에게 펼쳐질 삶은 더 단단하지 않을까. 여기 정답이 한 가지가 아닌 각자의 답을 가질 수 있는 질문의 그림책을 만나보자.
'코끼리는 왜 뿌루퉁 화가 났을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누가 있을까?
세 아이 중에 누가 달콤한 복숭아 꿈을 꾸고 있을까?
너도 이 배를 타고 떠나고 싶니?'
이 그림책은 스무 가지의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다채로운 콜라주 기법 그림과 함께 스무 개의 흥미로운 질문들을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끊임없이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아가며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책을 펼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 아이와 함께 보면서 질문하고, 상상하고, 답하며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 그 과정 속에서 생각의 경계가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