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람은 ‘오늘’을 산다. 그러나 몇몇 사람은 ‘어제’에 발목이 묶여있고, 또 몇몇 사람은 ‘내일’만 보며 어제와 오늘을 무시한다. 시간은 한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으니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섞일 수도 있으나 우리들의 삶은 짐작한 것보다 짧고, 생각 없이 살기엔 너무 길다. 조금 더 먼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는 자기 삶의 목적과 태도를 고민하는 데 꼭 필요하다.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나는 누구인지 그 뿌리를 살피는 일은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돌도끼를 던지던 구석기 시대 선조들의 삶을 통해 챗GPT(ChatGPT,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시대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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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한 사람의 일생이 좌우될 만큼 중요한 일이지만 청소년들이 진로를 고민할 때 적성과 흥미, 가치와 의미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 사회적 평가, 미래의 전망 등이 우선순위에 놓인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들은 대부분 그렇게 선택한 직업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고학자 김선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흥미를 끈다.
「시내에서 발굴을 하다가 쉬는 시간에 들어간 카페에서 복장과 신발에 묻은 흙을 보고 입장을 저지했던 카페주인, 땡볕에 앉아 발굴하고 있는 등 뒤로 “너도 공부 못하면 저렇게 된다.”라고 아이에게 훈계하던 어느 부모님, 산에서 지도와 나침반만 들고 지표 조사하던 나와 일행을 간첩으로 신고한 민원인 등, 이 책을 통해 그런 분들의 오해가 조금이라도 불식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고고학자가 되고 싶은 청소년이 얼마나 될까. 진로와 직업에 관한 수많은 책보다 김선에게 듣는 낭만적인 고고학 이야기가 다양한 학문과 직업의 세계로 청소년들을 안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일에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사람은 분명 행복할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유명 유적지 발굴에 참여해온 24년 차 고고학자 김선은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고고학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때때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없지 않으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들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는 듯하다.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어제를 돌아봐야 한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현재와 미래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대기순으로 나열한 역사, 주요한 사건 중심의 지식에서 벗어나 ‘현장’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깨달음과 감동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묵묵한 삽질과 호미질을 통해 고고학자가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느꼈는지 살펴보는 동안 우리는 낯선 분야에 대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일’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식상한 교훈으로 가득한 책, 지식과 정보를 요약한 책, 정답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보다 때로는 편안하고 재밌게 풀어낸 에세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깊은 감동과 깨달음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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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고고학
김상태 지음 | 사계절 |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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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고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자. 《낭만 고고학》의 저자 김선이 필드고고학자이자 연구자라면 이 책을 쓴 김상태는 박물관에서 주로 유물을 관리하고 전시, 기획에 애써온 사람이다. 인류의 기원이 되는 직립보행 단계에는 문자가 없었으니 남아 있는 기록이 없다. 겨우 5,000년 전, 그러니까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인간은 자기 생각과 경험을 문자로 남겼을 뿐이다. 인류의 진화가 대략 700만 년 동안 이어졌으니 문자로 기록된 역사는 인류 역사의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된 유적과 유물을 통해 과거를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다. 말하자면 고고학은 문자 이전의 역사를 연구하는 분야다. 우리들의 선조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최초의 인류가 만든 도구는 망치다. 자연의 일부, 원시 상태의 동물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과정은 경이롭다. 현재와 같은 문명의 토대는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도구 덕분이다. 300만 년 전 돌멩이 하나를 움켜쥔 인류를 떠올려 보자. 돌 두 개를 부딪쳐 깨고 날카롭게 갈고 손잡이를 만들고 긴 나무에 묶고……. 석기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다시 철기 시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일은 현재 우리가 겪는 혁명적인 과학기술의 변화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도구의 발명은 현생 인류에게도 경이로운 일이다. 보다 편리하고, 보다 안전하며,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우리는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 투쟁을 거쳐 오늘의 물질문명을 이룩했다.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사물에 깃든 숱한 시간의 역사를 생각해보자. 구석기 시대가 끝나고 겨우 1만 년이 흘렀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딱 하루에 벌어졌다고 가정하면, 인간의 시간인 700만 년은 마지막 2분 15초에 불과하다는 저자의 말이 새삼스럽다.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인류의 출현은 그보다 훨씬 짧다. 한 사람의 인생이 100년이라면, 번쩍 불이 반짝이는 시간에 비유할 수 있을까. 고고학은 그렇게 우리 삶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오래된 과거와 선조들의 삶을 통해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것이 미래를 준비하고 오늘을 소중하게 사는 태도가 아닐까. 어디를 향해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끄는 고고학 이야기를 따라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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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시민서평대회! 제3회 <비블리오 배틀> 예선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나의 '도전'에 영향을 주었거나, 타인의 '도전'을 응원하는 책을 소개해 주세요. 챔피언북으로 선정되면 트로피와 태블릿PC가 수여된다고 하니, 꼭 참여해 보시길 바랍니다.
- 접수기간: 5월 2일 ~ 6월 15일 - 접수부문: 화성시민(초등 4~6학년, 청소년, 일반)
- 접수방법: 참가신청 후 책소개 영상(또는 음성녹음) 파일을 이메일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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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화성시민 함께 읽는 책'을 가족과 친구, 동료와 함께 차례로 읽고 나누며 시민 릴레이 독서 완주에 도전해보세요!
- 접수기간: 5월 22일 ~ 온라인 선착순 접수 - 접수대상: 3~5인으로 구성된 팀(화성시민, 화성시 소재 직장 재직자 또는 학생)
- 접수방법: 화성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서 다운로드 및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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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화성시민 함께 읽는 책'을 읽고 나만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감상문을 써보세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공모기간: 6월 1일 ~ 8월 6일 - 공모자격: 화성시민, 화성시립도서관 이용자
- 공모부문: 아동, 청소년,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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