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띄워진 귀여운 꿀벌 그림 덕분에 ‘세계 꿀벌의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태계에서 꿀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멸종위기에 처한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유엔(국제연합)에서 매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정말 놀랍게도 아주 작은 꿀벌 한 마리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런 꿀벌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들어왔고, 때때로 꿀벌과 지구생태계를 걱정하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느끼지는 못해왔던 것 같다.
‘세계 꿀벌의 날’을 보내며 꿀벌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나보고, 꿀벌의 중요성과 꿀벌이 처해있는 현 상황에 대해 다시 한 번 알아보고, 꿀벌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나아가 지구의 모든 생명과 인간이 함께 공존해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자.
꿀벌의 노래
커스틴 홀 글 |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 북극곰| 2019
도서관 뜰 보리수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다. 그 꽃 사이를 바쁘게 움직이는 꿀벌들의 윙윙 소리가 경쾌한 노래 소리로 들린다. 얼마 후 한동안 꿀벌들로 분주하던 보리수나무에 초록의 열매들이 송송 맺혔다. 이처럼 꿀벌은 많은 꽃들에게 주렁주렁 열매를 맺게 한다. 꿀벌의 아름다운 여정을 노래한 논픽션 그림책과 함께 꿀벌의 삶을 알아보고 꿀벌이 사라지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쉬… 저게 뭘까요? 윙윙거리며 오고 있어요.’ ‘꽃들이 피어 있네요. 꿀벌이에요!’
이 그림책은 꿀벌의 생태적 특징과 생활을 리듬감 있는 글과 부드럽고 화사한 그림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꿀벌이 먹이를 찾아 윙윙 소리를 내며 부지런히 꽃으로 날아오는 장면은 책속 화사한 꽃으로 우리도 함께 날아가는 듯하다. 꿀벌들이 꿀을 모으는 장면은 섬세하게 꿀벌의 움직임을 잘 나타내 덩달아 신명 난다. 윙윙 부우우 열심히 움직여서 꿀을 모으고, 알을 낳고 당차게 겨울을 나고 다시 봄이 오면 꽃들을 찾아 날아가는 꿀벌들의 삶이 경이롭게 전개되어 있다.
이처럼 작가는 꿀벌의 신비로운 삶을 알려주면서 우리들이 꿀벌에게 관심을 가지게 유도하고 있다. 덤으로 작가는 심각한 위험에 처한 꿀벌을 지켜주는 방법을 책 뒷부분에 조목조목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어떻게 해야 꿀벌들이 사라지지 않게 할 수 있을지, 우리가 꿀벌과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작가가 전하는 편지를 잘 보고 꿀벌을 지키는 방법을 실천해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으로 우리의 생태계는 초록초록 살아 숨 쉴 것이다.
(요슈코 마을에 찾아 온) 꿀벌의 기적
시모나 체호바 글·그림 | 놀궁리| 2021
작은 꿀벌 한 마리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은 꿀벌이 삭막한 골짜기에 생명을 불어 넣어 자연 생태계를 되살리고, 쓸쓸하던 요슈코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을에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을 통해 꿀벌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고 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쓸쓸한 요슈코 마을에… 까맣고 커다란 덩어리가 찾아왔어요.’
요슈코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골짜기 한가운데에 쓸쓸하게 혼자 살고 있다. 어느 날 까맣고 커다란 덩어리를 발견하게 된다. 책을 찾아보니 ‘새로운 집을 찾고 있는 꿀벌 떼’였다. 꿀벌들과 이웃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요슈코는 꿀벌들이 살 집을 만들고 온종일 꿀벌을 관찰하고 정성껏 돌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삭막한 골짜기에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새로운 주민들이 요슈코의 골짜기로 들어와 살면서 아름다운 골짜기로 변해 간다.
‘붕붕대는 소리는 또 어떤 놀라움을 가져다줄까요?’
이 그림책 뒷부분에는 꿀벌을 키우는 작가의 실제 경험이 담긴 ‘양봉가가 알아야 할 것들’이 글과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작가가 알려주는 꿀벌들의 각자의 요긴한 역할들은 마치 사람들의 사회를 보는 듯하다. 꿀벌을 키우고 꿀을 활용하는 방법도 흥미로워 많은 독자들이 꿀벌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을까? 이 그림책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