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마지막 단계는 글쓰기다. 공부도 다르지 않다. 배우고 익혀 자기 지식으로 소화한 내용은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객관식 문제 풀이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맞이할 세상은 인공지능(AI)과 챗GPT가 버티고 있는 미래다. ‘나는 누구인가’ 혹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에 관한 고민은 줄고, 사람들은 비슷한 욕망을 갖고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 듯하다. 글쓰기는 지식을 내면화하고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며 주체적인 삶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다.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가며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꾸준한 글쓰기가 필요하다.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 판단하고 선택하는 논리적 근거, 자기감정의 객관화를 위한 글쓰기는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글쓰기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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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
지혜 지음 | 책폴 |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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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글 쓰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학교와 직장에서 단 하루도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서로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 SNS, 이메일, 일기, 수행평가, 레포트, 기획서, 보고서, 논문, 자기소개서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은 숨을 쉬듯 글을 쓰며 그 글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타인과 차별화된다. 독서를 통해 객관적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만의 것으로 소화했다면 자기만의 글쓰기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드러낸다. 입력된 지식과 정보와 달리 글쓰기는 자기만의 세계를 드러내는 창조적이고 종합적인 사고 과정이다. 따라서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고 각자의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익숙한 글쓰기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 누가 읽는지 ‘독자’가 정해져 있으니 내용도 그에 따라 달라진다. 서점과 도서관에는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이 넘친다. 그러나 글을 쓰기 전에 우선 ‘나’를 돌아보며 ‘삶’을 생각해보라고 권하는 책은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른 책과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다. 16개의 단어를 통해 자기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한다. 내 안에 단어를 쌓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바깥을 상상한 후에 문을 열고 나가보라는 구조다. 취미, 후회, 존엄성, 소녀, 동물, 혐오, 상처까지 저자가 소개하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명문대, 전략, 성공, 경쟁’ 등과 거리가 멀다. 환대와 감정이입은 장애나 후회 같은 단어와도 연결되는 듯하다. 타인과 세상을 관찰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삶을 단단하게 하는 과정이 진짜 글쓰기가 아닐까.
이 책은 조금 다른 형식으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주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다. 일시적이고 도구화된 글쓰기 비법이 아니라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자기 삶의 프로젝트에 관한 애정어린 충고라는 점에서 그렇다. 창작 스튜디오 ‘걷는생각’을 운영 중이라는 저자는 어린이, 청년들과 함께 생활하며 읽고 쓰는 일이 왜 중요한지 절감했고 그것이 각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고민한다. 다정하고 친근한 목소리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세상을 향한 자기만의 질문을 던져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이처럼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와 교사들도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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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한 문장부터
이강룡 글 | 국민지 그림 | 창비 |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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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수집하고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목적과 방법을 고민하는 데서 글쓰기를 시작하라는 말은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기본에 충실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뒤늦게 후회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흔하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잘 쓰기 전에 제대로 쓰는 일이 중요하다.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한 문단을 이룬다. 문단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완성된 한 편의 글이 된다. 차근차근 기본기를 다지지 않으면 높이 쌓을 수 없고, 멀리 갈 수도 없다.
그러니 ‘글쓰기는 한 문장부터’라는 이 책의 제목은 기본만 해도 중간은 간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한다. 잘하려고 ‘오버’하는 대신 ‘기본’에만 충실해도 나쁘지 않다. 우선 일상에서 잘못 쓰는 표현들이 등장한다. “학교 갈려고.”, “영화 볼려고”, “혼자 갈려고” 등 쓸데없는 ‘ㄹ’을 줄이는 방법을 살피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사소한 맞춤법과 띄어쓰기로 나아간다. 그다음 다양한 표현 방법과 언어의 사회적 의미를 살펴본다. 글쓰기는 이렇게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고 올바른 표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곧잘 잊고 지낸다. 한 문장을 멋지게 쓰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문장의 오류를 바로잡고 열거, 정의, 비유, 비교, 발상 전환 등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고, 핵심을 드러내며, 여운을 남기는 문장을 쓰는 일은 마지막 단계다.
기초 체력 훈련이 안 된 축구 선수가 90분을 소화할 수 없다. 단 한 문장부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지만, 그 전에 준비하고 고민할 일도 적지 않다. 그래서 글쓰기는 결코 단기간에 쉽게 배울 수 없다. 쉽고 빨리 배우려는 태도를 버려야 인생의 필수적인 글쓰기 능력을 제대로 기를 수 있다. 저자는 시도 때도 없이 글쓰기를 가르치는 고양이 ‘고 선생’과 중2 서연, 초6 서윤 자매를 등장시켜 다양한 상황을 설정한다. 스토리텔링과 만화로 구성된 글쓰기 책이라서 지루하지 않다. 흥미 유발에 성공한 이 책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결코 만만찮은 글쓰기 실전 노하우를 재밌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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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의 유쾌한 서평대결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도전'에 영향을 주었거나, 타인의 '도전'을 응원하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 접수기간: 5. 2.(화) ~ 6. 15.(목) - 접수대상: 화성시민 - 접수부문: 초등 4~6학년 / 청소년 / 일반 - 예선 접수 방법 ① 화성시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한 참가 접수 ② 책 소개 영상(또는 음성) 파일 이메일 제출 * 파일 접수처 ▶ trip2soo@hcf.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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