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토독! 도서관 옆 산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무슨 소리지? 참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소리다. 가을이 오면 깊게 드리우는 햇살과 함께 도토리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나무에서 툭 투두둑 툭툭 떨어진다. 올해는 유난히 토실한 도토리들이 풍년이다. 도토리들 사이에서 커다란 밤을 발견하면 횡재라도 한 듯 더욱 반갑다. 숲의 소리 넘어 맞은편 밭에서는 기계 소리가 들려온다. 고구마 순을 기계로 자르는 소리다. 고구마 밭 아저씨가 고구마 순을 자르고 고구마를 수확하려는 게다. 고구마도 올해는 다른 해 보다 잘 되었다고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가을 햇살 아래 자연이 주는 풍성한 선물에 마음까지 풍요로워진다. 가을이 담긴 그림책을 보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자.
가을 숲 도토리 소리
우종영 글 | 하영 그림 | 파란자전거 | 2013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불어오는 가을바람 속에는 여유와 낭만이 있다. 하늘, 바람, 나뭇잎 하나에도 시선을 오래 두게 되고, 가을바람이 솔솔 부는 햇살 좋은 날에는 걷고 싶어진다. 이 그림책 속 아이도 엄마와 동네 숲길을 산책한다. 숲속은 신기한 것도 많지만 조금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 산책길에 다람쥐도 숲을 산책하고 있다. 그때
톡, 떽데구르 퐁~당
톡, 떽데구르 탁.
톡, 떽데구르 철푸덕.
도토리도 세상에서 태어나 첫 여행을 하느라 소리를 내고 있다. 그 소리를 숲속에서 다람쥐와 아이가 듣는다. 다람쥐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도토리를 입 안 가득 넣어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이도 도토리를 주워서 주머니에 속속 넣는다. 그러다 아이도 다람쥐도 주웠던 도토리를 땅속에 묻는다.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다람쥐를 보고 아이도 따라서 도와주나보다. 봄이 오면 그곳에서 참나무 싹이 날까?
이 그림책은 오랫동안 숲에서 나무와 함께 시간을 보낸 나무 의사 우종영 작가의 <숲소리 그림책 시리즈> 중 가을 숲의 소리를 표현한 책이다. 가을 숲속 참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그림책 뒷부분에서는 ‘도토리의 변신’이라는 테마로 도토리가 땅에 떨어지면서 분리된 깍정이와 다 자라지 못한 도토리를 이용해 개구리 인형을 만드는 과정을 알려주고 있다. 또 한 장을 넘겨보면 ‘도토리 여행’이라는 동요로 가을 숲속 생명들의 소리를 노래로 들려준다. 그림도 자연을 만나는 아이와 다람쥐, 도토리의 관계를 부드럽고 따스하게 그려 숲속 생명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이 그림책을 들고,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숲에 가보자. 그리고 도토리가 참나무에서 떨어지는 소리도 들어보고 이 그림책 속 동요도 불러보자. 가을이 더 풍성하게 다가올 듯하다.
고구마구마
사이다 글·그림 | 반달 | 2017
가을 들녘에 노랗게 벼가 익을 때쯤 강화도에서는 고구마 캐기 체험과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고구마는 섬유질이 많고 달콤 바싹한 맛이 입맛을 돋게 한다. 한 끼 건강한 먹거리를 생각하면 고구마가 생각난다.
그림책 《고구마구마》는 앞표지에서부터 다양한 모양의 고구마를 만나게 한다. 실제로 밭에서 고구마를 캐다 보면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작고, 긴 것도 있고, 아주 작은 것도 있다. 한 뿌리에서도 그 크기와 모양이 다 각각이다. 또 줄기를 따라 캐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까지 고구마가 뻗어 있기도 하다. 이런 고구마의 특징을 ‘고구마구마’라는 리듬을 잘 살려 고구마를 캐서 여러 가지로 요리하고 먹는 과정과 다 먹고 나서 방귀를 많이 뀌게 된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모두모두 속이 빛나구마!
그럼 맛있게 먹자꾸마!
배가 빵빵하구마.
싹났구마!’
이 그림책과 함께 고구마 많이 먹고 소화 잘 시키고 고구마처럼 가장 나답게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