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올여름을 함께 보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었다. 우선 자폐증은 정식 명칭이 아니다. ‘인간의 정신이 무수한 측면을 갖고 있으며 각각의 측면이 모두 스펙트럼상에 존재한다'는 뜻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라고 부른다. 또 우영우가 좋아하던 고래도 있다. 드라마를 보며 왜 우영우가 고래를 좋아할까 싶었다. 그러다 어린이들이 압도적으로 좋아하는 동물을 두 가지만 꼽으라면 바로 공룡과 고래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고래 책
안드레아 안티노리 지음 | 단추 | 2018
고래의 생물학적 특징을 다룬 책은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고래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단정한 마을의 단정한 시쿠리니 씨》 등의 여러 권의 그림책을 펴낸 안드레아 안티고리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고래 책이다. 논픽션 그림책은 글과 그림으로 객관적으로 해당 주제를 표현하는 편인데 《고래책》은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다. 동물학자가 되길 꿈꾸었다는 안드레아 안티노리의 애정이 책 속에 담겨있다. 고래가 포유류라는 사실, 고래의 종류, 고래의 진화 등 고래에 관해 알아야 할 정보가 담겼지만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방식이 아름답다. 연필과 목탄을 사용해 단색으로 고래를 매혹적으로 그려냈다. 굳이 고래에 관한 정보책이라 생각하지 않고 고래 그림책으로 한 권 소장하고 있어도 좋겠다. 만약 우영우라면 반드시 한 권 가지고 있을 테다.
(읽다 보면) 공룡 박사
박진영 글 | 최유식 그림 | 창비 | 2022
유아들이 볼 만한 공룡 도감이나 놀이책은 상당히 많은데 공룡 책다운 공룡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읽다 보면) 공룡 박사》는 한반도에서 최초로 중생대 최대 ‘거대 도마뱀’ 화석을 보고한 고생물학자 박진영이 쓴 책이다. 《(박진영의) 공룡 열전》 등 어른들을 위한 공룡 책을 펴낸 바 있는 작가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읽을 만한 공룡 책을 출간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랍토스 등 이른바 스타 공룡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특징을 반복하는 책이 아니다. 과학은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다. 공룡이란 이름은 1842년 영국의 과학자 리처드 오언이 멸종된 파충류에게 다이노소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후 생겨났다. 이후 나온 새로운 연구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공룡의 색은 물론이거니와 이구아노돈의 뇌가 튀김만두 두 개만 한 크기였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우영우가 공룡까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별, 고래, 공룡 같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은 기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