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세상이야
하야시 기린 글, 쇼노 나오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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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동물 마을에 동그라미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동그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줄을 서고, 집도 자동차도 모두 동그란 것만 찾게 되죠. 유행하는 곳에 줄을 서고 남들을 따라 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딘가 우리와 참 닮았습니다.
이 복잡한 사회 현상을 동그라미, 세모, 네모라는 단순한 도형으로 명쾌하게 설명하는 점이 기발합니다. 우리가 진정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입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웃으며 넘기게 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묘하게 남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순간, 그 흐름에서 벗어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취향을 지켜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유행을 풍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선택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남들이 좋아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나는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가볍게 읽히지만,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책. 빠르게 바뀌는 취향 속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 꺼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어캣의 스카프
임경섭 지음 | 고래이야기 | 2024
평화로운 사막 마을에 어느 날 빨간 스카프를 한 미어캣이 나타납니다. 이제 미어캣들은 남보다 돋보이고 싶어서 소중한 먹이까지 바쳐가며 스카프를 구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유행은 계속 바뀌고, 마을은 점점 황폐해져만 갑니다.
이 책은 남을 따라가는 유행보다 나만의 마음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알려줘요. 화려한 겉모습보다 '나다운 빛깔'로 함께 어울려 살 때 더 큰 행복이 찾아온다는 따뜻한 교훈을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귀엽고 유쾌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장면들이 쌓일수록 점점 씁쓸한 감정이 스며듭니다. 모두가 같은 것을 원하게 되는 순간, 정작 소중했던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간다는 사실이 조용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로를 비교하고, 더 돋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은 지금 우리의 일상과도 자연스럽게 겹쳐 보입니다. 무언가를 갖기 위해 애쓰는 동안, 내가 왜 그것을 원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순간들처럼요.
그래서 이 책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선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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