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은 참 조용한 물건입니다. 작고 하얗고, 서랍 속에 가만히 들어 있는 평범한 물건이지요.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면봉이 이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는 물건이었나 싶거든요. 귓밥을 팔 때는 광부가 되고, 약을 발라 줄 때는 의사가 되고,키보드 사이 먼지를 빼낼 때는 청소부가 됩니다. 작고 평범한 면봉이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납니다. 그러다 책은 또 엉뚱한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면봉이 다이어트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면봉이 다이어트를 한다니요! 도대체 어디를 더 빼겠다는 걸까요? 그 모습은 책 속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꽤 많은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어른들은 잠시 멈춰 서서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고 미소 짓게 됩니다.
공장에서 나온 면봉들은 모두 같은 모양이지만 쓰임은 저마다 다릅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우리와도 닮았습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여도 사람마다 가진 개성과 재능은 모두 다르니까요.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펼칠 때 세상은 더 재미있어지겠지요.
그림 방식도 참 인상적입니다. 물감, 연필로 그린 배경에 실제 면봉을 촬영한 이미지가 얹어지면서 평범한 면봉이 마치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살아 움직입니다.
면봉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니, 책을 덮고 나면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혹시 지금 책상 위에 있는 물건들도 가만히 보면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사실 나도 이야기 하나쯤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