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본 SF 영화 속 미래 도시는 이런 모습이었다.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번쩍이는 초고층 빌딩 숲에 자동차가 날아다닌다. 거대 기업에서는 홀로그램을 띄워 화상 회의를 하고, 오너가 명령만 하면 인공지능 비서가 알아서 척척 업무를 처리한다. 각 가정에는 가사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고, 때로는 인간과 로봇이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그뿐이랴, 가상 세계에 접속해, 또 다른 내가 되어 떠나는 모험도 펼쳐진다. 나는 언젠가 이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를 상상하며 미래를 손꼽아 기다렸다.
💻오늘날, 어른이 된 내가 머릿속으로 그 풍경을 그려본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작부터 고개가 갸우뚱 기운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으나, 도심항공교통(UAM)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그렇다면 화상 회의…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상냥하게 응답하는 AI가 있고, 콘서트 관객으로 수만 명을 동원하는 버추얼 아이돌도 있다. 눈을 반짝이며 꿈꿨던 미래가 어느새 오늘의 일부가 된 것이다.
🤔현재는 미래를 향해 초고속으로 달리고 있다. 그 잔상을 따라가면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어렴풋이 그려진다. AI와 로봇 기술은 우리와 더 밀접해질 것이다. 인간의 노동을 많은 부분 로봇이 대체할 테고, 사회적 관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미처 다 실현되지 못한 영화 속 기술이 차례차례 현실이 될지 모른다. 새로운 즐거움과 극도의 편의를 추구하는 세상. 그러나 그 화려함 이면에는 수많은 질문이 남는다. 인간의 형태를 띠고, 감정을 따라 하는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적인 건 뭘까? 우리는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할 수 있을까? 비인간과 깊은 정서적 관계를 맺어도 괜찮은가?
👩🦳👨🦳한편, SF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미래의 숨은 모습도 있다.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사회를 살아갈 인류는 점점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 저출생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한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들어갔고, 지금의 10대가 사회에 진입할 즈음엔 청년 인구보다 고령 인구가 더 많은 구조가 된다. 인간과 비인간이 한데 섞여 있는 삶. 그리고 청년보다 노인이 많은 삶. 이미 현실이자, 반드시 살아갈 우리의 미래다.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싣고 우리는 앞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예고된 미래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모습으로, 무슨 선택을 해야 할지 질문하며 그럼에도 지켜야 하는 마음에 대하여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