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종이로 만들어진 소년이다. 쉽게 찢어지고 구겨질 수 있는 종이라는 질감처럼 소년은 연약하다. 친구들은 소년을 얕잡아보고, 놀리고, 겁을 주고, 심지어 낙서도 한다.
종이 소년은 우리 사회에 사회적 기준이 다르다는 이유로 밀려난 작은 존재들과 학교 폭력 피해자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상처를 대변한다. 하지만 그런 힘든 시간 속에서 종이 소년은 알게 된다. 종이는 반복해서 접으면 더 단단해지고, 언제든 다른 모양으로 접어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늑대가 되어 쌩쌩 달려갈 수도, 용이 되어 훨훨 날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소년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종이 소년이 다른 인간 소년들을 흉내 냈다면 어땠을까? 종이가 찢어진 것은 물론이고, 더 멋지게 변신할 기회도 잃었을 것이다.
이 책은 묵직한 메시지와 더불어 시각적인 표현도 매우 감동적이다. 맑고 은은하게 번지는 수채화 기법은 연약한 종이 소년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회색에서 점점 무지갯빛으로 변화하는 색채는 내면의 힘이 얼마나 강하고 아름다운지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성장기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속삭인다.
"네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종이 소년의 성장통을 보며, 세상의 많은 연약한 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