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멈추고 어느새 갑자기 살랑살랑 포근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봄이 찾아온 것일까? 나태주 시인의 시 한 편이 떠오른다.
『봄』
봄이란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아직은 겨울이지 싶을 때 봄이고, 아직은 봄이겠지 싶을 때 여름인 봄. 너무나 힘들게 더디게 왔다가, 너무나 빠르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봄.
🍃봄은 찰나이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이제 봄은 더 짧아질 것이기에 더욱더 귀한 봄의 시간. 우리의 인생에서도 무심코 지나치고 난 후야 ‘그게 내 인생의 봄이었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들이 있을까? 아기가 첫걸음마를 떼고 걸어왔던 순간, 마음이 딱 맞는 첫 친구를 발견했던 순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내 반려자와 함께했던 순간. 이번에는 우리 인생의 봄날을 닮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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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아가야
이루리 지음 | 도휘경 그림 | 북극곰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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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 읽으면 묘한 기분 좋은 친숙함이 느껴진다. 바로 이 책은 누구나 쉽고 즐겁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국민 동요 「나비야」를 개사하여 만든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를 “아가야, 아가야, 이리 걸어오너라~” 같은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재밌게 개사했다는 것만으로 책이 특별해지진 않는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작은 아가가 아장아장 기어서, 봄꽃과 봄바람을 맞으며, 결국은 첫걸음마에 성공하여 엄마 품에 폭 안기는 아가의 ‘첫 모험’을 감동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가의 첫 도전과 첫봄. 이 둘의 아름다운 시작은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나온다. 여기에 중간에 조연으로 하나둘씩 등장하는 나비와 강아지, 고양이는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따뜻한 봄날, 우리 아가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 책을 읽어주면 어떨까? 아가는 녹음된 동요를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이 노래를 행복하게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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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축제에서 만날까?
실비아 보란도 지음 |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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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귀여운 거북이다. 옆으로 토끼가 재빠르게 뛰어가며 말한다. “오늘 숲에서 봄 축제가 열려! 거북아. 너도 올래?” “와! 봄 축제라니! 나도 갈래!” 거북이는 부푼 가슴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내디딘다. 이어서 고슴도치와 개구리, 청설모들 숲속 친구들 모두가 바삐 달려간다. “우리는 봄 축제에 가는 길이야. 거북아. 너도 거기에 올 거야?” 거북이는 “그럼. 당연하지! 이따가 만나!”라고 말하며 야무지게 또다시 한 발 한 발 열심히 걸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봄 축제를 상상하며.
하지만 야속하게도 시간은 너무나 빨리 간다. 낙엽이 떨어지고, 눈이 펑펑 내리고…. 겨울이 돼서야 아무도 없는 축제장에 거북이는 홀로 도착한다. 눈물이 왈칵 나오려 한다. 그런데 그때 생각지도 못한 친구 하나가 거북이를 반기는데…. 과연 그 동물 친구는 누구일까?
이 책은 짧지만 강렬하다. 마지막의 재치 있는 반전은 우리에게 재미뿐만 아니라 깨달음도 준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거북이는 느리다. 아주 아주 느리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 없다. 자신과 비슷한 속도의 친구를 만나면 되니까. 빠르게 지나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씩씩하게 도착한 거북이는 결국 최고의 짝꿍을 만나게 된다. 모두에겐 각자의 속도가 있고, 각자에게 맞는 친구가 있다. 빠름의 즐거움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듯이, 느림의 여유를 사랑하는 친구도 있다.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와 함께라면, 그 어떤 순간도 최고의 봄 축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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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잔디어 지음 | 정세경 옮김 | 다림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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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따뜻하면서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다. 내 옆에서 늙어갈 사람과 꼭 함께 읽고 싶은 책. 책의 내용은 단순하다. 잠에서 깬 아내 마리가 자신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집을 나서는 남편 조지를 보고, 그를 계속 뒤 따라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과연 남편이 도착한 곳은 어디였을까? 눈물 한 방울이 나오는 슬픈 반전이 담겨있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은 섬세하고도 포근한 색연필 터치와 하얗고 깨끗한 여백의 조화는 이 둘의 사랑만큼이나 순수하고 아름답다. 책을 덮으면 한 가지 단어가 떠오른다. 그리움…. 끝났지만 아직은 끝낼 수 없는 마음. 사랑은 참 슬프고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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