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책편지」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유아)

2024.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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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번째 책편지(2024. 5. 30.(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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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

🌳나는 뜻밖에도 나무에게 많은 위로를 얻는다. 숲길을 걷고, 나무를 만지고, 그 안에서 깊은숨을 내쉬면서 나무가 건네는 조용하지만 커다란 손길을 느낀다. 나무는 내게 그저 자연스럽게 나로 존재하면 된다고, 그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고, 나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고 자유로워지라고 말해준다.

🍃나무의 자연스러움, 따뜻한 기운, 생명의 에너지가 참 좋다. 그래서 처음에 도서관 이름을 지을 때도 ‘나무’, ‘숲’에 관련된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숲은 그 자체로도 이미 충만하긴 하지만, 늘 같은 자리에 머무는 숲에 바람이 찾아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바람이 찾아오는 숲’, ‘바람숲’으로 이름을 정하게 되었다.

🌲숲은 계절마다 시시각각 변한다. 어느새 연초록 숲이 짙어져 울창한 숲으로 변해있다. 여름 숲은 청량함과 많은 생명력을 품고 있다. 우리 도서관 정원은 작은 숲으로 이어져 있어 아이들과 나무 지팡이를 하나씩 들고 숲에서 함께 놀곤 한다. 참나무, 밤나무, 아까시나무, 이름 모르는 나무들이 있고, 나무마다 아직은 익지 않은 초록 열매들을 맺고 있고, 새 둥지를 찾게 되고, 숲길을 걷다 보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미줄에 걸리기도 한다. 아이들과 숲속 여행에서 돌아와 나무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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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했어요

소피 레스코 지음 | 탄 포르탈 그림 | 권지현 옮김 | 노란돼지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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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조그마한 씨앗에서 커다란 나무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나무가 우리에게 한 편의 시를 들려주듯이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나무도 작은 씨앗이었고, 그 씨앗이 땅에서 작은 싹을 틔우고 조금씩 자라서 아름드리 큰 나무가 되었다. 그러는 동안 가끔은 하늘도 바라보고, 땅속 깊이 뿌리도 내리고, 큰 나무가 되기까지 위험한 일도 만나면서 오랜 세월 나무가 성장하기 위해 겪게 되는 일들을 말하고 있다. 나무가 들려주는 말들은 짧고 간결하지만 단단하고 섬세하게 다가온다.

그림책 속 아이처럼 두 눈을 감고 나무 곁에서 나무가 하는 말들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자. 마치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 같다. 우리는 작지만, 우리 안에는 강한 힘이 있다고,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이 아주 많다고, 다만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걸어가라고, 거센 폭풍도 즐길 줄 알게 되면 우리는 이만큼 성장해 있을 거라고…. 나무와 우리의 삶은 참 닮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무에게 위로를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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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

샤를 베르베리앙 지음 | 제님 옮김 | 키위북스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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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가득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그 숲속을 엄마와 아이가 걸어간다. 개와 빨간 새 한 마리도 함께 간다. 엄마의 한쪽 팔에는 봉투에 싸인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들려있다. 나뭇가지를 손에 쥔 아이는 짙은 초록 숲을 엄마와 함께 걸으며 ‘나무들도 결혼하는지, 그래서 아이도 낳는지, 어린나무도 학교에 가는지’ 나무에 관한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나무의 세상을 조목조목 알려준다. 질문과 대답 속에서 ‘나무는 자라서 어떻게 어른 나무가 되는지’ 잔잔하고 경쾌하게 알아간다.

이 그림책은 키가 큰 나무들처럼 세로로 긴 그림책이다. 수채화로 짙은 초록과 때로는 밝은 나무들의 색감을 그윽하고 묵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흑백으로 색다른 방식으로 나무와의 교감을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게 나누게 한다. 가만히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글과 함께 그림 속으로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숲에 사는 나무는 결코 혼자인 적이 없고 나무에게 숲이 가족인 것처럼, 우리 또한 나무처럼 결코 혼자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되고, 아이는 자라서 멋진 어른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