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오늘 글 제목을 ‘책과 음악과 그림 속에 자라는 우리’라고 잡았다가 이번 동화 제목으로 바꾸었다. 책 제목이 이렇게 귀엽고 주인공이 자꾸 생각나기도 오랜만이어서다. 이 계절에는 문화예술축제가 여럿 열린다. 우선 통영에서는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며 2002년에 창설된 후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음악제가 3~4월에 열린다. 4월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교향악축제가 열리고 5월에는 더욱 전문성 강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열린다.
🥁통영시 전체에서 프린지 음악회들과 함께 열흘 동안 진행된 이번 통영음악제의 폐막 공연은 ‘스피킹 드럼즈’라는 부제의 퍼커션 협주곡이었다. 퍼커션 협주곡이라니, 처음 경험이었다. 심벌즈와 드럼, 마림바와 여러 종류 북 등 열 가지 정도 타악기를 맨 앞에 배치하고는 여성 연주자 한 명이 ‘컴온, 오케이’ 등 추임새를 넣으며 오케스트라와 협주를 이뤘다. 30대 유럽 스타일 젊은 여성이 자신만만하면서도 우아하고 박진감 넘치게 연주하며 ‘타악기가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지!’ 말하는 듯했다. 아래 동화 속 주인공 한솔이도 똑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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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사과하세요!
김하은 지음 | 정지혜 그림 | 토토북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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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강한솔이 주체성과 독립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주 재밌다. 할머니 손에 크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은 외모 때문에 짓궂은 친구들한테 놀림당하며 지내던 한솔이는 ‘수상한 할머니’인 삼신할머니를 만나 제대로 된 사과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사과받고 사과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아빠한테서부터 진짜 사과를 받은 한솔이는 ‘사과받기 여행’을 떠난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 식습관 때문에 부당하게 혼자 벌서듯 밥 먹게 했던 선생님을 만나 첫 번 과제를 해결한다. 한솔이를 오해해 가난한 도둑으로 몰았던 가게 할아버지도 찾아간다.
떡볶이집에서는 한솔이 ‘빨간 주름치마’를 만지며 성희롱하던 아저씨를 만나 사과받고 경찰에 신고한다. 한솔이의 곱슬머리를 오래 놀리던 친구와의 관계도 해결한다. 선배들한테 괴롭힘당하는 친구를 도와 문제도 해결한다. ‘미안해, 잘못했어, 사과할게’ 이 정도 말이면 그저 사과가 진행된다고 여겼었지만 이제 생각과 마음이 바뀐다. 올바른 사과는 잘못된 언행의 핵심부터 이해하고 인정해야 함을, 그리고 사람의 태도를 바꿔야 이루어짐을 배운다. 그래야 우리 인생에 왜곡된 사실이 콕 박히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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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마을 놀이터
붉나무 지음 | 보리출판사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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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식물 580종과 함께 이루어지는 자연 놀이 4백여 가지가 소개된다. 이 책은 전국 시도별 교향악단들이 한 해 동안 준비한 연주를 모아 펼치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닮았다. 올해로 36회차인 이 축제에서는 최근 세계 최고로 인정받으며 ‘K-클래식’ 붐을 일으키는 우리 젊은 연주자들이 전국 교향악단들과 협주하였다. 이 축제의 안내 책자를 옆에 놓고 『열두 달 마을 놀이터』를 펼치니 이 책의 자연 놀이 또한 축제 같다. 책 안의 4백여 자연 놀이는 동네 놀이터와 마을에서, 숲과 거리에서 한 해 내내 펼쳐지는 놀이 축제다.
봄에는 봄꽃, 풀꽃들과 꽃놀이를 벌인다. 여름에는 산딸기, 버찌, 오디 먹으며 여름 나무랑 곤충이랑 숲에서 논다. 가을에는 텃밭에서 들꽃과 가을 열매와 단풍과 논다. 겨울에는 소나무와 겨울 풀과 물새들과 겨울 숲에서 논다. 세밀화로 그려진 식물과 곤충들이 귀여운 어린이들과 함께 숲과 놀이터와 뜨락과 거리에 가득하다. 어디든 마을은 다 자연 놀이터이고 열두 달 새로운 놀거리를 품는다는 이 책의 주장이 고맙고 믿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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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할머니와 놀이터
구돌 지음 | 비룡소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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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서는 연주자 숫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백여 명의 노력이 합해지는 교향악 연주가 듣기에는 가장 쉽고 실내악, 독주로 갈수록 연주도 감상도 어려워진다. 올해로 개막 19주년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전문 연주자들의 고난도 연주가 펼쳐지는 자리다. 이 축제의 올해 주제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를 접하며 나는 위 그림책을 펼친다. 사랑스러운 그림이 몽실몽실 연잇는 달콤한 책이다. 할머니들이 이렇게 귀엽다니!
책에서는 직선 곡선이 이어지고 합쳐지다 다시 해체 독립되면서 각별한 조형미, 입체미를 드러낸다. 놀이터 정자에서 낮잠 자던 일곱 할머니의 각별한 인생사가 마치 요술처럼 펼쳐진다. 뜨개질 대마왕, 신문 배달 대마왕, 떡순이, 한복 짓기의 달인, 대학 선생 박사, 아이 열을 낳고 키운 대왕 주부, 이분들이 인생과 가족을 말하신다. “지나간 시간이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엄청나게 멋진 거군요.” 그림책 세계의 가족과 인생과 예술이 마음에 와 담긴다. 이 마음으로, 이달 말 열리는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과 서울국제도서전에 갈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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